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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에서 가장 머니라는 것을 최고치로 벌었던 때를 분석해보면 내가 중학생 때 울티마 온라인이라는 게임을 할 때였다.

년도가 잘 기억이 안 나는데 1999년도에서 2003년도였을 것이다.

비록 게임 돈이긴 했으나 게임 당시에는 정말이지 다른 유저에 비해선 너무나도 많이 버는 축에 속했다.

상위 1%라고 자부할 수 있다.

울티마로 돈을 벌게 된 계기는 무지와 우연에서 시작된다.

그 당시는 중세 시대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온라인 게임들의 초창기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캐릭터 직업군을 선택할 때는 판타지 최고의 직업인 전사와 마법사라는 직업을 대부분 선택했었고, 그로인해 검을 들고 몬스터를 잡아서 돈을 획득하거나 마법으로 몬스터를 잡아 돈을 모으는 것은 기본이었다.

 

그 당시의 게임은 게임 밸런스가 몹시 좋지 않을 때라서 돈을 꽤나 많이 주는 몬스터는 마법이나 칼로 혼자서 잡지 못하는데도 불구하고 파티 개념도 포지션 개념도 없는 낭만의 시대 그 자체였다.

그렇기 때문에 전사와 마법사로는 고 레벨 던전은 절대 가지 못하고 저 레벨 던전이나 기웃거리며 한 시간에 1,000골드 2,000골드를 버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이것도 거의 중산층..

평균은 한시간에 500골드도 벌기 어려웠고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나무를 캐서 NPC에게 판다던지 아니면 광부가 되서 광산에서 광물을 파서 파는 형식으로 근근히 골드를 벌었다.

현금 거래로 살 수 있는 무기 중에 그 당시 현금 10만원 정도 하는 고 레벨의 아이템들을 장착하면 리치라는 몬스터를 잡을 수 있었는데 리치를 잡을 경우 시간 당 5,000~6,000골드가 가능했다.

리치를 잡는 수준까지 되면 게임 내에서 엄청난 고 레벨 축이라 선망의 대상이었다. 문제는 무기가 비싸기 때문에 PK가 난무했는데 울티마 온라인은 죽으면 모든 아이템을 전부 다 떨구는 극악의 난이도였다는 것이다.

죽으면 아이템을 다 떨구는 입장 상 비싼 장비를 들 수도 없고 구할 수도 없던 나는 기껏해야 동물을 잡아서 가죽을 벗겨 NPC에게 되파는 식으로 시간 당 200~300골드도 못벌 정도로 별볼일 없는 푼돈 유저라고 할 수 있었다.

도저히 전사나 마법사를 키울 자본도 없었을 정도로 가난한 상황이었지만 이 게임은 미치도록 재미있었다.

덕분에 접을 순 없어서 자포자기 하는 심정으로 대도시에서 사람들에게 분노의 외침을 시전 한다.

돈 어떻게 하면 쉽게 많이 벌어요!!!”

대 다수의 사람들은 나의 외침을 무시하고 지나갔지만 한명의 유저가 딱해보였는지 나에게 다가와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속삭인다.

이때는 귓속말이나 이런 것이 없어서 모든 대화가 근처의 유저들에게 다 들리는 상황이었지만 정보를 주어도 대다수의 사람들이 모르던 때라 속삭인 것이나 다름 없었다.

바드를 키워서 용을 싸움 붙이세요. 그리고 상자 따기 스킬을 익혀서 던전 곳곳에 리스폰 되는 상자를 따서 돈을 캐세요.”

리치도 엄청난 수준으로 칭송받는데 리치 따위는 감히 범접할 수도 없는 용을 잡는다고!?

나는 용을 잡을 수 있다는 말과 상자까지 따서 돈을 이중으로 벌 수 있다는 말에 놀라 스킬창을 보며 바로 바드와 상자따기의 길로 돌아선다.

그러나 내가 상자따기를 익히려고 해도 불과 며칠 전에 상자따기 스킬이 패치가 돼서 키우기가 극악이 되었다는 것이 아닌가?

첫 단추부터 계획이 틀어져 스트레스를 받아 괴로웠는데, 마침 친형이 울티마온라인을 계속 할꺼면 니 계정을 사서 하라고 나를 다그쳤다.

그때 나는 형이 게임을 하던 것을 보고 형 계정으로 내 케릭터를 하나 만들어 같이 하고 있던 터라, 어차피 상자 따기 스킬을 키우기 어렵다면 상자 따기 스킬이 만랩인 계정을 사자고 마음 먹는다.

이때의 게임들은 귓속말이나 길드 전용 채팅이라던 지 이런 기능들이 제공되지 않았는데, 무조건 길드 대화나 사람들과 거래를 하기 위해선 따로 채팅 프로그램을 통해 만나서 교류를 해야 했다. 그게 바로 MIRC라는 채팅 프로그램이었다.

바드라는 몬스터를 싸움 붙일 수 있는 스킬이 만랩인 계정은 워낙 희귀한 극소수였고, 스킬을 만랩까지 키우기가 더럽게 어렵다는 소문이 있어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상자따기 스킬이 100인 만랩 계정을 구한다고 외쳤다.

그런데 마침 포항공대에 재직중이라는 분이 상자따기만 100인데 울티마 온라인 공식 매크로 프로그램 UOA까지 곁들여진 계정을 나에게 3만원에 팔겠다고 제안해 온다.

이때 당시 3만원은 엄청난 큰돈이었지만 새 계정을 용산에서 사려면 6만원이 넘게 필요한 시점이었는데 18천 원짜리 전용 매크로 프로그램과 상자따기 스킬 100인 계정을 3만원에 판다니 바로 그 계정을 구매했다.

계정의 아이디는 Fabio Lione, Kai Hansen 등으로 그때 당시엔 정말 생소한 아이디였지만 포항공대 분이 애정이 많이 가는 계정이라고 아껴달라고 해서 아이디를 지우지 않고 사용하기로 마음먹는다.

당시에 상자따기 스킬이 아무리 키우기 쉽거나 어려웠어도 이 스킬은 있는지도 모를 정도의 비주류 스킬이었다. 이 스킬이 왜 있는지 그 이유 조차 생각이나 했을까 싶을 정도의 수준이었다.

이 스킬을 익히는 사람들은 끽해봐야 좀도둑 정도이지 않을까?

그러니 상자 자물쇠 따기만 100인 계정은 그리 비싼 값도 아닐 것이고 구매자도 나 외엔 없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쨌든 내 전용 계정과 상자따기 스킬은 해결되었으니 이제 바드를 키우기만 하면 돈을 왕창 버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럴 수가..

바드라는 스킬은 두 마리의 몬스터를 악기로 연주해 싸움을 붙이는 음유시인과 같은 것인데 두 마리의 몬스터가 없으면 스킬을 키울 수가 없는 미친 스킬이었다. 이게 말이 돼!?

대부분 몬스터는 한마리가 리젠이 되던 터라 두 마리가 리젠이 되는 곳이 얼마나 있는지도 알 수 없었고 이런 미친 스킬을 어떻게 키우라고 만들어 놓은 건지.. 충격을 금치 못했다.

바드는 절대로 키울 수 없는 스킬이라는 것을 깨달은 나는 허망한 마음에 폭주한다.

우선 상자는 딸 수 있으니 고 레벨의 던전에 들어가 미친 듯이 무빙을 하며 상자를 따려 시도했다.

그러나 고레벨의 던전은 몬스터들에게 스치기만 해도 사망이었고, 아무런 성과도 없이 유령이 돼서 던전을 돌아다니기를 반복했다.

허망한 마음으로 유령이 된채 하염없이 돌아다니던 그때였다. 용들이 사는 최고 레벨의 던전에서 절대 넘어갈 수 없는 벽을 넘는 버그를 통해 바드 스킬을 무한 매크로로 키우고 있는 사람들을 발견한 것이다.

버그 자리이기 때문에 몬스터의 공격이 닿지 않는데 용들이 주변에 여러 마리가 리젠되어 바드 매크로만 돌리면 안전하게 바드 스킬을 키울 수 있었다.

내가 저 자리에 들어갈 수만 있다면..’

아무리 모든 방법을 짜내봐도 버그 자리에 입성할 수 없었다. 그래서 처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마을의 그 자리에 서서 버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게이트를 열어달라고 하루 종일 소리쳤다.

당연히 정보를 모르는 사람들은 개소리를 하는 사람이라고 여기며 대수롭지 않게 넘어갔을 터인데 며칠 동안 한자리에서 미친 듯이 외쳐대니 한 사람이 나타나 나에게 그 자리를 갈 수 있는 방법을 공유해 주었다.

나는 연신 감사함을 표하며 그 자리에 들어가 드디어 울티마 온라인 공식 매크로인 UOA를 켜 버그자리에서 신나게 악기를 두들기며 스킬을 키웠다.

이때가 인생의 절묘한 타이밍을 느끼던 때인데, 바드는 악기이다 보니 스킬을 사용해도 고장이 나지 않았다. 그렇다 보니 바드 스킬만 무한 매크로로 돌려놓으면 극악의 난이도로 스킬이 오른다고 해도 24시간, 365일 내내 한 자리에서 안전하게 스킬을 키우는 것이 가능했다.

이제는 이 바드라는 스킬이 만랩인 100이 될 때까지 하염없이 몇 날 며 칠, 몇 달을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것이었다.

언뜻 보면 무료할 수도 있는 타이밍.

그런데 이 무료함을 달래줄 수 있는 전설의 게임들이 속속 등장하는데 그것은 바로 스타크래프트, 포트리스, 디아블로2 등등 당대 최고의 게임들이었다.

PC방은 1시간에 2,000원이였음에도 만석이었고 게임에 미친 사람들이 너도나도 밤을 새가며 게임에 빠져들었다.

 

나는 잠을 4시간도 안자며 이 모든 게임을 다 즐겼는데, 우선 UOA라는 시스템을 통해 24시간 매크로를 돌려놓고, 학교가 끝나면 포트리스를 한두 시간 한 후 학원을 갔다 와서 스타크래프트를 즐기다 자기 전까지 디아블로를 하고 잔 다음 새벽에 일어나 다시 디아블로를 돌리며 모든 게임을 소화했다.

정말 놀라운 게임라이프라고 할 수 있겠다.

 

  • 17시부터 19시까지 포트리스
  • 19시에서 21시 학원
  • 21시에서 23시 스타크래프트
  • 23시에서 새벽 2시 디아블로
  • 2시에서 6시 취침
  • 6시에서 8시 디아블로
  • 24시간 울티마온라인 매크로

한 마디로 중학생이라곤 생각도 못할 미친 게임 일정을 빠듯하게 소화했다고 보면 된다.

정말 지금 생각해도 게임에 대한 열정이 대단했다. 지금의 내가 과거의 나를 보면 죽도록 패버리고 싶을 정도로 말이다.

어쨌든 울티마 온라인은 24시간 매크로만 돌려놓는 무료한 타이밍이었지만, 너무나도 다양한 게임들이 그 무료함을 달래주었다. 그리고 이 무료한 때가 울티마 온라인 인생에 그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변혁을 가져다 주는 기회였다.

거의 두 달 가량 버그 자리에서 무한 매크로를 돌린 결과 내 바드 스킬은 드디어 만랩인 100이 되었다.

정말 역사적인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스킬을 올리기가 가장 극악이라는 바드 스킬 100을 찍다니.. 그 정도로 이 바드라는 직업의 스킬을 100 찍은 사람들은 드물었다.

 

그 이후로 나는 용들을 싸움붙이고 상자를 따면서 돈을 벌어 들인다. 용들이 한 마리 당 기본적으로 1,000~2,000골드 정도를 주었는데, 바드로 싸움을 붙이면 1분에서 2분 이내로 2,000~4,000골드가 손에 들어왔다. 최고 난이도의 몬스터인 용이다 보니 고레벨의 아이템들도 많이 떨궜다.

불과 2달 전까지만 해도 리치라는 몬스터를 잡아 시간당 5,000~6,000골드를 버는 사람들을 동경의 대상으로 부러워 했는데 이제는 그 리치는 상대도 안될 정도의 용을 잡아 시간당 수만 골드를 벌어드렸다.

점점 돈 버는 스킬이 쌓인 나는 가장 최고 난이도인 쉐도우 드래곤을 잡아 1시간에 20만 골드 이상을 벌어들이게 됐다. 쉐도우 드래곤은 일반 용과는 다르게 2,000골드를 고정으로 떨어뜨렸는데 이 쉐도우 드래곤은 가장 최고의 비싼 아이템들뿐만 아니라 5레벨의 보물지도까지 떨어뜨렸다. 가장 최고 단계의 아이템 앞에 붙는 수식어가 파워, 뱅퀴인데 여기서 언데드에게 2배의 데미지가 들어가는 실버란 옵션이 붙은 것들까지 수 많은 아이템이 모이기 시작한다. 이 실버라는 아이템이 바로 리치를 효과적으로 잡을 수 있는 아이템이었고, 이로 인해 시간 당 5,000~6,000골드를 모으는 상급 전사들이 현금으로 몇 만원에서 몇십만원으로 구매하는 최애 아이템이었다.

고 레벨의 몬스터를 손 쉽게 잡게 되자 돈이 많아지니 부족한 스킬들을 돈 빨과 매크로를 돌리는 시간으로 채웠으며, 바드와 자문쇠 따기가 만랩이다 보니 보물지도에서 나오는 보물 상자를 딸 수 있게 되어 보물을 찾을 수 있는 스킬들을 보완해 가며 바드에서 트래져 한터로 직업을 전향할 수 있었다.

내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비교를 해줄 수 있는 꽤나 수준이 높은 전사와 마법사들이 리치를 잡아 한 시간에 5,000~6,000골드를 벌 동안 나는 시간당 20만 골드 이상을 벌어들이며 그 들을 엄청난 속도로 앞서 나갔다고 보면 된다.

그들의 며칠의 노력을 나는 불과 하루만에 이룰 수 있게 된 것이다.

 

한번 잘 풀리니 계속해서 운이 따르기 시작했는데, 울티마 온라인에 갑자기 당파싸움이라는 기능이 패치된 것이다.

각 무기 스킬마다 고유의 기능이 생기고 길드전이 활활 타오르나 싶더니 사람들이 서로 엄청나게 싸움을 하는 대 전란의 시대가 도래한다.

당연히 이때 흥하는 사람은 누구일까? 싸움을 잘 하는 전사와 마법사? 강력한 숫자를 보유한 길드? 당연히 이들에게 무기를 납품하는 무기상일 것이다. 이 게임은 죽으면 모든 전리품을 죽인 사람이 다 쟁취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대규모의 전쟁이었다. 대규모의 전쟁의 시대인데 내가 죽인 사람들의 전리품을 언제 다 챙긴단 말인가..

시체는 시간이 지나면 모든 전리품을 다 챙긴 채 사라져 삭제 되었고 그 덕분에 최고등급의 아이템들은 미친듯이 수요가 넘쳐흘렀다.

나는 최고 등급의 용을 때려잡고 가장 최고 등급의 5단계 보물지도를 캐러 다니는 그랜드 마스터 트래저 헌터이자 수많은 무기를 가지고 있는 무기상이었고, 덕분에 이들에게 끊임없이 무기를 제공하며 엄청난 부를 축적하게 된다.

5등급의 보물지도가 5,000골드였는데 5,000골드로 보물을 캐면 거기서 수십만 골드의 아이템이 쏟아져 나왔다.

이때부터 내 하루 일과는 쉐도우 드래곤을 때려잡으며 나온 보물지도와 MIRC 구매란에서 구매한 보물지도를 캐서 하루에 수백만 골드를 수집했다. 이때가 정말 울티마 온라인에서 가장 큰 재미를 느낀 때라고 생각한다.

한낮 상자따기 좀도둑에서 바드가 되더니 보물사냥꾼으로 전직해 이제는 무기상인이 되다니..

참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펼쳐졌다.

나중에는 필요한 무기의 옵션을 제시하면 그날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납품 할 수 있을 정도로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었는데, 단골손님들이 많아지고 친분이 쌓인 길드들이 강력하게 커지자, 그들이 점령한 마을에 NPC가 파는 물품들을 제일 최저가로 살 수 있는 권한까지 보유하게 되어 아주 안정적으로 마을의 모든 마법 재료를 독과점하기 까지 한다.

모든 것을 하기 위해선 재료가 필요한 게임이 울티마 온라인.

마법을 쓰기 위한 재료까지 독점하게 되어 전쟁을 즐기는 마법사들에게 소모품을 비싸게 팔기까지 했다.

무기상인에서 모든 품목을 취급하는 거상의 길을 걷게 된 것 같았다.

이때는 진짜 돈이 될 만한 것이 뭐 없는지 광기에 쌓였을 정도로 게임 곳곳을 찾아다닌 것 같다.

울티마는 중국 서버가 없다보니 홍콩 사람들이 한국서버에 들어와 게임을 했는데 HK 길드라는 이름으로 뭉쳐있는 사람들이 그들이었다. 아마 홍콩 사람들은 전부 HK길드이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한국 아리랑 서버에 많이 포진해 있었다.

울티마는 재미있게도 하우스를 평지인 빈 땅에다 집문서를 클릭해 집을 지을 수 있었다. 어느 정도 부를 축적하게 되는 사람들은 크든 작든 자기의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싶기 마련이고 그 보금자리를 마련하게 되면 현실이고 게임이고 인테리어에 열을 올린다.

당연히 게임 내에서 가장 비싼 아이템은 정말 아무 짝에도 쓸모없는 사치품인 집을 꾸미는 장식품이 된다.

이 장식 품에서 가장 으뜸으로 치는 장식품이 집을 꾸미는데 사용되는 화분이었다.

웃기게도 이 화분은 그때 당시 게임에서 특정한 조건에서만 구할 수 있던 물건이었는데 그 때문에 한국 서버에서도 화분이 수백만에서 수천만 골드에 이르기까지 몹시 비싼 아이템이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돈이 될 만한 것들을 찾아 광기에 휩싸여 국내고 국외고 상관 없이 세상을 돌아다녔더니 홍콩 사람들과 한국 사람들의 화분에 대한 시세가 다르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유레카를 외치며 그때부터 되지도 않는 영어로 HK가 붙은 사람들 앞에다 화분 buy”를 외치기 시작한다.

아마 게임 내 화분을 클릭하면 고유 이름이 떴는데 그 이름 뒤에 buy를 붙여서 외쳤던 것 같다. 내가 영어로 채팅을 치면 홍콩 사람들이 화분을 거래창에 올렸는데 이때 “How much?” 하면 5kk, 3kk 등으로 답변하며 거래했다. k는 숫자 000을 뜻해서 3kk3,000,000골드라는 말이었다. 그럼 서로 4kk, 2kk등으로 흥정을 해서 값이 결정되면 화분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이런 한국과 외국의 시세차익을 이용해 역대 최고의 부를 쌓게 된다.

좀도둑에서 바드로 하루에 수십만 골드를 벌던 내가 무기 상인이 되어 하루에 수백만 골드를 벌게 됐는데 이제는 무역 상인이 되어 하루에 수천만 골드를 벌게 되다니..

울티마 온라인에서 나는 가장 비싼 집 라인인 타워와 킵, 캐슬과 다양한 집들, 값비싼 장식품과 아이템, 광석들과 무기와 모든 스킬이 그랜드 마스터인 여러 개의 계정에 수십억 골드를 가진 거부가 되었다.

이게 무려 중1~2 까지의 이야기이다. 정말 누군가에게 얘기하기가 몹시 괴상한 추억이다.

 

곰곰이 이때를 분석해 보면 왜 이때는 저렇게 돈을 많이 벌 수 있었을까 싶다. 비록 게임 돈이긴 하지만 그래도 그 게임에서는 손에 꼽힐 정도로 부자가 되었는데 그것도 정석적인 방식이 아닌 괴이한 방식으로 부를 쓸어 담았다는 것이 놀랍다.

이 긴 글에서 요점만 분석을 해보자.

이것을 현실로 가져올 수만 있다면 비록 늦었어도 다시 일어설 수 있을만한 계기를 마련할 수 있지 않을까..?

 

1. 내 전용 계정을 사기 전 친형의 계정에서 나는 나만의 방법으로 돈을 벌어보려 애를 썼다.

사람들이 많이 한다는 광부의 길도 걸어봤고, 나무꾼의 길도 걸어봤고, 전사의 길도 걸어봤다. 마법사는 마법을 쓸 때의 재료가 워낙 비쌌기 때문에 이 당시엔 손도 대지 못했다. 이때는 정말 돈을 절대 벌 수 없는 상황임을 깨닫고 절망했다.

2. 무지한 탓에 대놓고 사람들에게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조언하니 상자따기와 바드에 대한 정보가 들어왔다.

3. 당연히 아무 생각 없이 무작정 그것을 행하기 위해 계정을 사고 활용해보고자 노력했다.

4. 물론 계획한 것만큼 쉽게 되진 않아 바드 스킬에서 무너질 뻔 했지만 또다시 마을에서 다짜고짜 버그 자리에 데려다 달라고 소리쳐서 결국 그 자리로 입성해 바드를 두 달 넘게 24시간 매크로를 돌려서 만랩(100)까지 키울 수 있었다.

5. 용을 잡으며 골드가 쌓이니 나머지 스킬들을 쉽게 키울 수 있었고 고 레벨의 던전을 돌아다니니 값비싼 장비가 많이 나와 내 곳간의 상자를 꽉꽉 채울 수 있었는데 때마침 전란이 터지며 내 장비들이 엄청나게 비싸지고 수요가 넘쳐흘렀다.

6. 덕분에 용이나 때려잡던 바드가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트래져 헌터로 전직해 보물지도를 캐러 다녔다.

7. 좋은 물건을 제때에 납품을 해주니 전쟁을 통해 마을을 가지게 된 길드와 친해져 마을의 재료들을 독과점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그것들을 독과점해 비싸게 팔아 손쉽게 돈을 모았다.

8. 자금이 충분한데 마침 특정 아이템이 해외시장과 한국시장의 시세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어 되도 않은 영어로 거래를 해서 말도 안 되는 큰 부를 남겼다.

 

백정의 길 -> 광부의 길 > 나무꾼의 길 -> 전사의 길 -> 던전상자 털이의 길 -> 바드의 길 -> 트래저헌터의 길 -> 무기상인의 길 -> 재료 독과점의 거상의 길 -> 무역업자의 길

 

아마도 울티마온라인 인생의 터닝 포인트는 역시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상자 따는 계정을 구매했을 때가 맞지 않나 싶다. 고레벨의 던전에서 엄청나게 죽으면서 바드를 키울 수 있는 버그 자리를 발견할 수 있었고 바드라는 희망을 품을 수 있었으니 말이다. 물론 나를 가장 완벽하게 만들어준 길은 바드의 길목이지만 던전상자를 따지 않았으면 과연 바드의 길을 걸을 수 있었을까 싶은 생각이다.

 

코인도 아닌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게임 돈이지만 과연 지금의 현실에서 조금이라도 돈을 벌기 위해 반영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사실 코인도 아닌 아무 짝에도 쓸모 없는 게임 돈이라고 하기엔 나이가 어려서 현금으로 교환했을 때의 가치를 몰라 그랬지 그 돈을 현금화 했으면 솔직히 아무리 못잡아도 외제차 한대 샀지 않을까 싶다.

게임이기 때문에 아무런 리스크가 없어서 행할 수 있었던 것도 한 몫 했고, 초창기이다 보니 모든 사람들이 정보에 무지했기애 가능했을 수도 있다. 어쨌든 게임에서 돈이 많으니 상위 길드 사람들과 친분을 나눌 수 있었고 그로 인한 고급 정보를 빨리 획득할 수 있어서 부를 쌓을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현실도 게임도 결국 기회는 누구에게나 동등한 것 같다.

울티마 온라인을 하고 있던 모든 사람들에게도 충분히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내가 조금 더 빨리 그 가능성에 눈을 떴던 것 뿐이라고 생각한다면, 현실에서도 충분히 모두가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동등하지만 많이 번 사람들은 그 기회를 빨리 깨닫고 잡은 것일 수도 있고 아직 그렇지 못하다면 그 방법을 깨닫지 못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다.

 

우선 울티마 온라인에서 얻은 교훈 중에 하나를 현실로 접목시킨다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방법을 빨리 발견하고 그 스킬을 얻기 위해 지루한 기간을 인내하며, 돈을 벌 수 있을 때는 무조건 그 것만을 바라보고 열심히 돈을 번 후에 그 기회를 토대로 상위의 돈 냄새가 나는 사람들과 친분을 쌓고 그 친분을 이용해 더욱 큰 돈을 불린다.

이 과정에서 약간의 불법이라고 할까.. 울티마 온라인으로 치면 버그 자리에서 내내 스킬을 만랩까지 키웠다던지 하는..?

이런 불법이라고 하기도 애매한 과정을 발견해서 이용해 빠르게 기술을 습득할 수 있다면 현실에서도 충분히 가능하리라 생각된다.

슬프게도 아직은 뭐가 좋은지 어떤 걸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말이다.

현실과 게임은 다르겠지만 만약 다르지 않다면 솔직히 다시 한번 그 기회가 나에게 와줬으면 좋겠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열심히 기회를 잡고 싶다.

 

이거 성공하면 이 자료를 토대로 강연 하러 다녀도 되겠는데? ㅎㅎㅎ

과연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것인지..

기회가 왔을 때 잡아서 성공할 것인지..

게임이지만 성공했던 과거의 경험을 얼마나 잘 실천할 수 있을 것인지..

솔직히 모르겠다.

단지 기회라는 것은 우연찮게 찾아오겠지만 그 기회는 능력을 가진 자만이 이용해 먹는다는 사실이라는 것.

어쩌면 게임과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것.

그것만을 생각하면서 숨죽여 돈 될만한 것을 열심히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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